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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리는 왜 대부분 체감되지 않을까
복리가 대단하다는 이야기는 누구나 들어봤습니다. 그런데 막상 저축을 시작해보면 통장의 숫자는 지루할 만큼 천천히 늘어납니다. 복리가 과장된 이야기인 것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다만 복리가 힘을 발휘하는 구간이 대부분의 사람이 포기하는 구간보다 뒤에 있을 뿐입니다.
1. 단리와 복리의 차이
단리는 원금에만 이자가 붙습니다. 100만 원을 연 10퍼센트 단리로 두면 매년 10만 원씩 늘어납니다. 10년이면 200만 원입니다.
복리는 붙은 이자에도 다시 이자가 붙습니다. 같은 조건에서 10년 뒤에는 약 259만 원이 됩니다. 차이는 59만 원입니다.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30년으로 늘리면 단리는 400만 원, 복리는 약 1745만 원이 됩니다. 차이가 네 배 이상으로 벌어집니다.
복리의 힘은 수익률이 아니라 시간에서 나옵니다.
2. 72의 법칙
복리를 대략적으로 계산하는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72를 연 수익률로 나누면 원금이 두 배가 되는 데 걸리는 햇수가 나옵니다.
- 연 3퍼센트라면 72 ÷ 3 = 24년
- 연 6퍼센트라면 72 ÷ 6 = 12년
- 연 12퍼센트라면 72 ÷ 12 = 6년
이 계산이 알려주는 것은, 수익률이 두 배가 되면 필요한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점입니다. 동시에 낮은 수익률이라도 시간이 충분하면 두 배에 도달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3. 왜 체감이 안 될까: 곡선의 모양 때문입니다
복리 그래프를 그려보면 앞부분이 거의 직선처럼 평평합니다. 눈에 띄게 휘어지기 시작하는 것은 한참 뒤입니다.
앞서 예시에서 10년 차의 차이는 59만 원이었지만 30년 차에는 1345만 원이었습니다. 즉 전체 이익의 대부분이 후반부에 발생합니다. 문제는 사람들이 평평한 앞부분에서 효과를 판단하고 그만둔다는 것입니다.
복리가 통하지 않는다고 느껴지는 시점은 실은 복리가 아직 시작되지 않은 시점입니다.
4. 반대 방향으로도 작동합니다
복리는 자산에만 붙는 것이 아닙니다. 두 가지 방향에서 반대로도 작동합니다.
- 물가: 물가가 매년 오르면 가만히 둔 현금의 구매력은 복리로 줄어듭니다. 금고에 넣어둔 돈은 액수가 그대로여도 살 수 있는 양이 매년 조금씩 감소합니다.
- 빚: 대출이자 역시 복리로 불어납니다. 특히 연체가 시작되면 속도가 빨라집니다. 자산의 복리보다 부채의 복리가 훨씬 빠르게 체감되는 이유입니다.
5. 그래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복리에서 가장 강력한 변수는 수익률이 아니라 기간입니다. 그리고 기간을 늘리는 유일한 방법은 일찍 시작하는 것입니다. 금액이 작아도 상관없습니다. 시작 시점 자체가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덧붙여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높은 수익률에는 반드시 그만한 위험이 따릅니다. 원금을 보장하면서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준다는 제안은 예외 없이 의심해야 합니다. 복리의 원리를 이해했다면, 오히려 그런 제안이 왜 성립할 수 없는지도 함께 이해하게 됩니다.
자주 나오는 질문
Q. 돈이 얼마 없는데 시작하는 의미가 있을까요?
금액보다 기간이 결정적이기 때문에 적은 금액이라도 일찍 시작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다만 그보다 먼저 할 일은 매달 얼마가 들어오고 나가는지 파악하는 것입니다. 흐름을 모르는 상태에서는 저축이 오래가지 못합니다.
Q. 72의 법칙은 정확한가요?
정확한 공식이 아니라 어림셈입니다. 수익률이 대략 6에서 10퍼센트 사이일 때 오차가 작고, 그 범위를 크게 벗어나면 실제와 차이가 납니다. 정밀한 계산이 필요할 때는 복리 계산기를 쓰는 편이 낫습니다.
Q. 복리 효과를 가장 많이 갉아먹는 것은 뭔가요?
중간에 꺼내 쓰는 것과 수수료입니다. 복리는 건드리지 않고 두었을 때만 제대로 작동합니다. 또 매년 빠져나가는 비용은 작아 보여도 그 자체가 복리로 누적되어 장기적으로 큰 차이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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